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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재원생 / 서강대 물리] 기나긴 입시를 마치고

임희수

2025-02-26

안녕하세요. 작년에 SN독학기숙학원에서 2달간 윈터스쿨을 마치고 서강대학교 물리학과 25학번으로 입학하게 된 임희수라고 합니다.

12년의 공부를 매듭지어야 하는 고등학교 3학년의 시작점, 겨울방학을 누구보다도 잘 보내고 싶었던 전 여러 방안을 생각해보았습니다. 기숙학원이라는 큰 틀을 정했고, 이 전에도 다수의 기숙학원 경험이 있었기에 홈페이지를 꼼꼼히 살펴보며 직접 제가 지낼 학원을 결정했습니다. 정말로 나에게 필요한 공부를 알고 집중하기 위해 자기주도학습 위주인 독학 재수학원 위주로 알아봤습니다. 수많은 후기, 합격사례, 시설 등을 꼼꼼히 따지며 가장 마음에 들었던 SN독학기숙학원을 가기로 했습니다.

이전에도 방학 때 3번의 기숙학원 경험이 있었지만 역시나 기숙학원 생활은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외부와 완벽히 차단되어서 온전히 나에게만 집중하고 실력을 갈고닦는 과정은 가장 큰 장점이자 힘듦입니다. 큰 방해 요소 없이 공부와 깊게 소통할 수 있지만 그만큼 공부밖에 할 게 없기에 고통스럽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SN독학기숙학원의 환경은 저에게 큰 도움이 되어주었습니다. 똑같은 공간에만 있기 힘든 저에게 잘 조성되어있는 스터디카페는 안성맞춤이었고 좋은 선생님들이 든든한 지지자가 되어주셨습니다. 상담을 신청하면 언제든 반겨주시고 학습 방향에 확신을 주신 학습담임선생님도 SN독학기숙학원의 너무 큰 장점 중 하나였던 것 같습니다. 맛있는 밥도 한몫했고요…! 안에서의 하루, 한 시간, 당장 그 순간에 최선을 다했고 선행이 전혀 안 되어있던 채로 들어갔지만 엄청난 성장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누구보다 최선을 다했던 저는 내가 가장 열정적이었던 순간의 기억을 일 년 동안 가지고 수험생활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3학년 새 학기가 시작되고 전 내신, 생활기록부, 봉사 등의 비교과 활동, 수능까지 모두 챙겨야 했기에 쉽지 않은 1학기 생활을 보냈습니다. 거의 모두 최저 있는 전형을 쓸 계획이었기에 수능 공부에 집중하고 싶어 집중했지만, 아이들은 마지막 내신이라는 기회를 소중히 여겨 평소처럼 내신 공부를 했음에도 내신은 가차 없이 떨어졌고 전 결국 수능과 내신을 모두 잡지 못했습니다. 그 때문에 중간고사가 끝난 후로부턴 수능보단 내신에 열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른 아이들보다 더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 수학은 개념부터 시작해 엄청난 양의 문제를 소화하였고, 국어는 선생님에게 한 글자 자음 하나까지 질문했으며, 영어는 수십 개의 지문을 외울 때까지 반복하였습니다. 그 와중에 비교과도 놓칠 수 없어 학교에서 하는 모든 행사에 참여했고 발표, 보고서 등 모든 활동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돌아보니 힘들었지만 놓지 않고 모든 것을 열심히 한 것이 대학 합격의 밑거름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3학년 1학기가 끝나고 저에겐 오직 수능이라는 과제만 남게 되었습니다. 내신에 힘을 오래 쏟으면서 수능 감각이 무뎌지기도 했고 무척이나 가까워진 수능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방향을 잃고 공부할 뻔도 했지만, 주변에 계신 좋은 선생님들이 절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또한 SN독학기숙학원에서 이어진 학습담임선생님과의 인연은 끝나지 않았고, 끊임없는 피드백을 해주셨습니다. 부족한 시간 동안 가장 효율적이고 필요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많은 선택을 도와주셨습니다. 너무 부족했던 선행과 오래 놓았던 수능 공부 등의 이유로 모의고사에서 아슬아슬한 성적을 냈지만 전 스스로를 믿고, 제가 하는 공부를 믿고 끝까지 공부를 이어 나갔던 것 같습니다.

9월이 되고 수시 원서를 써야 했습니다. 물론 무척이나 중요한 순간이지만 원서 쓰는데 시간을 진짜 많이 써서 아깝기도 합니다. 결국 4교과 2종합으로 결정했고, 종합 중 하나는 최저가 있어 5최저라는 원서를 쓰게 되었습니다. 9모가 쉬워 등급이 안정적으로 나왔기에 최저를 믿었던 것도 같습니다. 원서를 쓰고 나니 더 이상 제가 바꿀 수 있는 것은 수능 성적뿐이었습니다. 시중에 쏟아지는 콘텐츠. 개념, 기출 문제, N제, 실모까지 해야 하는 것은 너무 넘쳤고 당연히 다 하는 건 불가능했습니다. 저의 오답, 부족한 점을 끝없이 돌아보며 가장 필요한 것 우선순위를 선택하며 구멍을 메꿔나갔습니다.

열심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전 최저를 맞추지 못한 곳들이 있었고, 조금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서강대는 다른 학교보다 최저가 조금 낮아 내신 합격 성적대는 조금 더 높게 예상되던 상황이었고, 그렇기에 제 성적은 최초합권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다시 기대에 부풀었던 순간도, 그 기대가 무너져 실망했던 순간도 모두 지나온 끝에 맞이한 서강대 합격의 순간은 정말 뜨겁게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입시는 수많은 선택과 집중의 과정인 것 같습니다. 인강과 문제집을 고르는 것부터 시작해서, 조금 더 참고 공부를 할 것인가, 오늘은 그냥 쉴 것인가, 부족한 점에 대해 어떤 솔루션을 내릴 것인가 등 끝없는 선택지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선택지에는 답이 있고 우리는 그것을 알고 있지만, 힘든 과정을 거쳐야만 하기에 꺼리게 됩니다. 힘들다는 것을 알면서도 미래에 도움을 되는 답을 선택했던 결정들이 모여 합격이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메가스터디 오르새 선생님이 탈피에 관해 해주신 말씀이 기억납니다. 우리가 보기에 탈피는 그저 옷을 벗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폐가 찢어지는 듯한 고통이 따른다고 합니다. 하지만 갑각류는 이 과정을 잘 이겨내면 영생을 누릴 수도 있다고 합니다. 수험생활은 난관에 정말 많이 부딪히고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매우 힘든 과정인 것 같습니다. 모두가 이 힘겨운 탈피를 끝내고 아주 달콤한 합격을 맛보았으면 좋겠습니다.